빛1 빛 _ 달의 조각 中 그 아이는 투명했어요. 저 아래 바닥에 깔린 고운 모래와 헤엄치는 아름다운 물고기들, 우리가 타고 있는 배의 그림자까지 다보이는 바다였어요. 표현에 익숙한 그 아이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어요. 화낼 일이 있으면 화를 냈고, 울고 싶을 때면 울었고 누군가를 좋ㅇ아하면 그 마음을 말로 전할 줄 알았어요. 사실 부러웠어요. 누가 보아도 구김살 없이 자란 것 같은 맑은 모습이, 능숙하게 어리광을 부릴 줄 아는 모습이, 철들 필요를 느끼지 못해 아직 철들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순수함이, 내 바다는 겨우 한 뼘 아래도 보이지 않았거든요. 한편으로는 다행이러고 생각했어요. 그 아이의 바다에 깔린 고운 모래도, 아름다운 물고기도 나에게는 없었으니깐, 자꾸만 가리고 싶었어요. 아무것도 없는 내 바다를 .. 2020. 5. 2.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