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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아이는 투명했어요.
저 아래 바닥에 깔린 고운 모래와 헤엄치는 아름다운 물고기들, 우리가 타고 있는 배의 그림자까지 다보이는 바다였어요.
표현에 익숙한 그 아이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어요. 화낼 일이 있으면 화를 냈고, 울고 싶을 때면 울었고 누군가를 좋ㅇ아하면 그 마음을 말로 전할 줄 알았어요.
사실 부러웠어요.
누가 보아도 구김살 없이 자란 것 같은 맑은 모습이, 능숙하게 어리광을 부릴 줄 아는 모습이, 철들 필요를 느끼지 못해 아직 철들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순수함이, 내 바다는 겨우 한 뼘 아래도 보이지 않았거든요.
한편으로는 다행이러고 생각했어요.
그 아이의 바다에 깔린 고운 모래도, 아름다운 물고기도 나에게는 없었으니깐, 자꾸만 가리고 싶었어요.
아무것도 없는 내 바다를 누구에게도 보여 주고 싶지 않았어요. 삐딱하게 자라난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았어요.
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했어요. 너무도 익숙한 자격지심이 나를 괴롭힐 때면, 그 못난 열들감에 파묻혀 끝없이 저 아래로 잠겨 가고 있을 때면 내가 가진 것들 중 유일하게 숨기고 싶지 않은 그 하나가 필요했어요.
깜깜한 나를 보고도 세상에서 내가 제일 반짝인다 말해 준다면, 그러면 정말 거짓말처럼 작은 빛이 찾아와 나를 비추지 않으까요. 어두운 내 바다에도 한 마리 물고기 헤엄치지 않을까요.
달의 조각 中
아이유 - 복숭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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